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방미경제사절단서 제외?…퇴진 압박도 이어져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된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 오른쪽)과 황창규 KT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빠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빠지면서 재계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최순실 사태’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며 올해 연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두 사람이 사실상 새 정부의 신임을 받지 못한 것으로 비춰지면서 이들의 앞길에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28일 방미 순방길에는 대기업 10개, 중견기업 14개, 중소기업 23개 등 총 52개사가 함께한다. 이들은 대한상의와 미국 상공회의소가 오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최하는 '한·미 비즈니스 서밋'(Korea-US Business Summit)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명단을 확정하면서 “대미 투자와 교역, 미국 사업실적과 사업계획, 첨단 신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 등을 선정기준으로 기업 위주로 선정했다”며 “현재 불법과 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크게 빚고 있는 기업은 원칙적으로 참여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런 탓에 권 회장과 황 회장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박 전 대통령의 이란 순방길에 따라간 지 불과 1년여만에 위상이 달라진 셈이다. 특히 권 회장은 상의의 참여 요청과 관련 “실질적으로 국가발전을 위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참여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며 참여 의지를 밝혔지만 최종 명단에서 빠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공통점이 있다. 권 회장은 ‘포레카 강탈 의혹’, 청와대 회장 선임 개입설 등에서 이름이 오르내렸다. 권 회장은 이를 강력 부인했지만 문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재수사를 지시한 상황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권 회장은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 은폐 의혹, 성진지오텍 지원 등으로 무성한 뒷말을 낳기도 했다.

최순실 회사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에 휘말린 황 회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는 KT 새 노조와 정치권의 강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최근 “국민기업이라고 자부하는 KT가 아직까지도 국정농단 적폐를 청산하지 못하고 CEO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며 “황 회장 퇴진이 KT 적폐청산의 시작이고 촛불혁명에서 보여준 국민의 요구임을 확신한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의 전임들도 전 정부에서 대통령 순방길에 동행하지 못한 데 이어 스스로 물러났다”며 “현 정부에서 ‘낙하산’ 논란이 재현될 소지는 크지 않겠지만 단순하게 이름이 빠진 것으로만 보기도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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