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 수신액 60.7조원…2년새 32%↑
가계·기업대출 등 여신 규모도 60조원 육박
공격경영에 '순익 1조원' 역대급 호실적 행진

▲ 저축은행권의 수신액이 높은 이자를 앞세운 예금 특판상품에 힘입어 60조원 돌파한 가운데 주요 수익원인 가계·기업대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여수신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축은행권의 몸집 불리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영업환경 속에서 기존 영업권 사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저축은행들은 '금리특판' 경쟁에 뛰어들며 수신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고, 주요 이자수익원인 가계·기업대출 규모도 빠르게 늘리는 등 저축은행 간 여수신 확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예·적금 등으로 수신한 돈은 지난 2월 기준 60조7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52조20억원)보다 8조7258억원(16.78%) 늘어난 것으로, 2017년 2월(45조7810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무려 14조9468조원(32.65%) 확대됐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예금금리 공시를 보면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2.27%, 정기적금은 연 2.66%을 기록했다. 2년 만기의 경우 정기예금은 2.34%, 정기적금은 2.76%다.

지난해부터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됐던 고금리 예금 특판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은 기존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해 500억원 한도로 특판을 진행 중이며, 대신저축은행은 최대 연 3.4%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정기적금 특판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1%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고 특판상품도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저축은행 예금상품에 고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축은행권의 가계·기업대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지난 2월 59조6846억원으로 전년(52조6828억원) 대비 7조18억원(13.29%) 증가했다.

저축은행 여신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계기로 꾸준히 감소해 2014년 6월 27조569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이후 증가세로 반전해 2016년 7월 40조원(40조785억원) 벽을 다시 넘어섰고, 지난해 몸집이 50조원대로 커졌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한 데다 시중은행의 여신심사 강화로 가계와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작용한 영향이 크다.

이러한 공격적인 영업드라이브로 여수신 규모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축은행권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18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423억원)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2년 연속 순익 1조원을 달성했다.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310억원 증가하고 비이자이익은 1130억원 줄었지만, 대출 확대로 이자이익이 4430억원 늘어나면서 순익도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에 따른 구조조정 사태 이후 영업이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여수신 확대와 순익 증가 등으로 몸집 불리기에 한층 탄력이 붙는 모습"이라며 "갈수록 악화하는 영업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한 저축은행의 영업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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