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걷거나 30분 명상만으로 각종 질병 예방·치유
녹색은 안전 안정 평화의 색이며 ‘중화(中和)’의 색

광란의 시대인가, 광기의 시대인가. 일부 재벌가와 연예인들이 마약, 성매매, 불법촬영, 뇌물청탁 등의 혐의로 줄줄이 쇠고랑을 차고 있다. 경남 진주에선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국민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사회병리현상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확대-재생산되고 있으니 두고만 볼 수는 없지 않는가.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는가’, ‘정부는 그동안 뭐하고 있었느냐’고 개탄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각자 알아서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사회병리현상의 원인은 개인 가정 학교 사회의 ‘조화(調和)와 균형(均衡)’이 붕괴된 데 있다. ‘중화(中和)’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여러 차례 ‘중용(中庸)’의 “치중화 천지위언 만물육언(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중과 화를 지극히 하면 천지가 제자리를 편안히 하고 만물이 잘 생육된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중화’를 강조했다.

이번엔 ‘색(色, color)’의 관점에서 ‘중화’를 논의한다. 먼저 천지(天地)의 ‘중화’는 어떤 색으로 나타날까. 녹색이다. 하늘의 파란색과 땅의 노란색이 섞이면 녹색이 되기 때문이다. 하늘을 파란색으로 표현한 것은 대기권 안에 있는 공기가 파란색만 빠르게 반사하기 때문이고, 땅을 노란색으로 표현한 것은 땅에는 노란색을 적당한 느림으로 반사할 수 있는 물질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중화’의 색이 녹색인 이유는 식물의 성장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씨앗이든지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오기 이전까지는 땅 속에 있는 빛살의 영향을 받아 노란색이다. 그래서 떡잎이 갓 땅 밖으로 나왔을 때 노란색이다. 그런데 떡잎은 자라면서 점점 녹색으로 변한다. 노란색 떡잎이 땅에서 나오면서 하늘에서 쏟아지는 파란색의 빠른 빛살을 만나게 되면 빛의 ‘간섭(干涉)현상(두 개 이상의 빛이 동일점에서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나타나는 파동의 특유한 현상)’에 의해 녹색으로 바뀌는 것이다. 무지개 빛깔의 한 가운데 색이 녹색인 것도 같은 이치다. 왼쪽의 노란 빛과 오른쪽의 파란 빛이 어우러져 나타난 현상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화’의 색은 녹색이다.

사람은 누구나 녹색을 보면 시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뇌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돼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창출한다. 녹색은 가장 오래 봐도 피로를 느낄 수 없는 색이다. 시력도 보호된다. 학교 교실의 칠판이나 병원 수술실 의사들의 복장이 녹색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안전 안정 평화의 색은 녹색이다. 녹색이 ‘중화’의 색이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이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라고 한다. 따지고 보면 조현병도 ‘이성과 감성의 조화’, 즉 ‘중화’를 이루지 못해서 생긴 병이다. 안인득이 숲 공원 산 들판에 자주 가서 녹색을 보면서 바르게 성장했다면 그런 비극적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을 터. 승리·정준영·최종훈·로이킴·박유천 등도 녹색을 보면서 성장하고 연예활동을 했다면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현대·SK·남양유업 창업주 3세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녹색을 자주 접하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답은 녹색으로 가득 찬 ‘숲’으로 가야 찾을 수 있다. 최근 심우경 고려대명예교수가 번역한 칭리(Qing Li)의 ‘자연치유(Forest Bathing)’가 명쾌하게 정리했다.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을 소개한다. 새로운 기술에서 얻어진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뜻하는 ‘테크노스트레스(technostress)’는 가령 핸드폰을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분노 두통 우울증 정신적 피로감 눈과 고개의 기장 불면증 좌절 성냄 조바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나아가 심장병 협심증 암 정신병 중독증 공황장애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증상이나 질병들은 삼림욕을 통해 어느 정도 치유될 수 있다는 게 일본 도쿄 니혼의과대학 교수인 칭리의 주장이다. ‘자연치유’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혈압을 낮춰준다.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순환계를 활성화시켜준다. 혈당치를 낮춰준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증진시켜준다. 우울증을 없애준다. 통증을 없애준다. 에너지를 증강시켜준다. 신체의 NK(natural killer)세포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활성화시켜준다. 항암 단백질 생산을 증가시켜준다. 무게를 줄여준다.” “녹색을 볼 수 있는 환자들은 약물 치료가 줄어들었고, 창문이 없는 병실에서 지내거나 담장만 바라보았던 환자들보다 빨리 회복되어 퇴원하였다”는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녹색으로 둘러싸인 야외에서 운동을 하면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덜 피곤하고 에너지가 고조되면서 더욱 행복해진다고도 했다.

칭리는 특히 ‘삼림욕을 위해 주는 최고의 조언’으로 다음과 같은 7가지를 제시한다. “숲에서 보내기 적당한 시간은 5km 정도 걷는데 걸리는 4시간가량이다. 그러나 더 짧아도 삼림욕 효과가 작용한다. 아침에만 걸을 수 있다면 약 2.5㎞씩 2시간 걸으면 된다.  피곤을 느끼면 어디서나 언제나 쉰다.  목이 마르면 어디서나 언제나 물이나 차를 마셔라.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라. 그곳에서 잠시 앉거나 책을 읽거나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겨라.  각자의 필요에 맞는 삼림욕 길을 선택하라. 면역계를 진작시키고 싶으면 2박3일 삼림욕 여행을 떠나라. 삼림욕은 질병의 예방조치일 뿐이다. 병으로 쓰러졌다면 의사를 찾아가라.”

반드시 산으로 갈 필요는 없다. 도심공원이나 대학캠퍼스도 좋다. 2시간 정도 산책하면 일주일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고 한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1회 이상, 2시간 이상 녹색의 숲에서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숲 유아원’, ‘숲 유치원’, ‘숲 학교’를 많이 만들어 어린 학생들이 일찍부터 녹색을 통해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저절로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30분 이상 숲 속에 앉아 명상하는 것도 효과가 크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이 등산을 한다. 경쟁하듯이 헐떡이며 산에 오른다. 바람직하지 않다. 산을 정복하는 ‘등산(登山)’이 아닌, 산과 어울리는 ‘화산(和山)’이어야 한다. 나아가 산을 섬기는 ‘경산(敬山)’이어야 한다. 신(神)은 고유 속에서 만나고, 도(道)는 자연을 본 받는다.

조한규 중소기업신문회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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