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배출 1등에 청산가리 원료 배출하고 ‘쉬쉬’
‘정의선 시대’ 본격화 시점서 여론 악화 주범으로 떠올라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잇단 노동자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죽음의 제철소’로 불려온 현대제철이 이제는 일반 국민 건강에도 위협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막대한 미세먼지 배출로 국내 대기질 악화에 주범으로 떠오른 데다 청산가스를 내뿜고도 이를 쉬쉬해왔다는 의혹이 거세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대를 이어 이룩한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산업 신화가 후대 경영진들의 안일한 실책으로 그 의미가 퇴색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24일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청산가리의 원료인 시안화수소가 검출됐다. 당시 민간 측정 업체 검사 결과 두 차례나 기준치를 넘었으며, 기준치인 '3ppm'을 5배 가량 넘긴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화수소는 적은 양으로도 사람에 치명적인 사실상의 독가스다. 하지만 현대제출은 1년8개월간 신고하지 않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자체 분석 결과 시안화수소가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입장이지만 비판의 강도는 높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적은 양이라도 검출돼선 안되고, 검출되는 즉시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는 물질”이라며 “감사원 결과를 토대로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제철 홈페이지 캡쳐

현대제철이 미세먼지 배출 1등 사업자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이번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하는 모양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굴뚝 자동측정기기'(TMS) 부착 전국 630개 사업장의 201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행정처분 횟수는 385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초과 부과금은 32억4000만원으로 이중 절반 수준인 16억1516만원을 현대제철이 냈다. 고로 추가 가동과 설비 증설 등 영향이라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지만 대한민국 대기질 악화에 크게 일조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현대제철이 ‘안전’을 강조한 H코어 브랜드를 런칭하고 세계 최초로 밀폐형 저장고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최첨단 설비를 자랑해온 상황에서 이같은 이미지와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진 셈이다. 현대제철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환경에너지경영방침(지역사회의 환경영향까지 고려한 방침을 세워 실천하고 있다)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시대를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현대제철이 국민 여론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현대제철을 이끌고 있는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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