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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완의 세계窓] 대한민국 국회, 국민 위한 정치해야

기사승인 2019.05.17  14: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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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회는 귀족 이익 위해 출범했지만 국민 대변 기관으로 변신
英의회 브렉시트를 놓고 의견차 크지만 결국 나라 위한 것

2020년 총선이 11개월이나 남았지만 정치권은 이미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시끄럽다. 자유한국당은 국회를 벗어나 장외 투쟁에 여념이 없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 나갈 후보를 어떻게 추릴지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선거가 한참 남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시끄러운 건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대신할 의원들을 뽑는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찍부터 시끄럽다.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 투쟁의 행태도 다양하다. 누구는 머리를 깎고는 그 이유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머리를 깎으면 정말 민주주의가 지켜질까? 이게 다 일찌감치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몸부림이다.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몸부림도 거세진다.

이런 면을 대의 민주주의의 폐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어찌 보면 이런 대립이 대의 민주주의 본질이기도 하다. 문제는 대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런 짓을 하느냐다. 대의 민주주의 하에서 의원의 활동은 무엇보다 국민과 국가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선거 제도는 서양에서 탄생한 제도다. 19세기에서 20세기를 거치며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착된 이 제도가 서양 국가들의 식민지배 시기에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인데, 제도의 옳고 그름을 떠나 효율적인 정치 제도로서 기능하고 있다.

서양 선거 제도의 뿌리는 고대에 있다. 서양 문명의 초기인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때부터 국가의 일을 맡을 선출직을 뽑아 의회를 구성했다. 대표적인 기관이 로마 시대 원로원이었다. 원로원은 초기부터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었는데, 원로원 의원이 되는 길 중 하나가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직에 당선되는 것이었다.

지금도 간혹 그렇지만, 그때도 돈을 뿌리는 방법이 선출직에 당선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독재를 꿈꾸며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가는 길을 추구하다 측근들에 의해 살해된 카이사르(시저)가 재무관, 조영관, 법무관 등 차례차례 여러 선출직에 당선돼 마침내 권력자가 된 것도 크라수스의 돈을 빌려 살포했기 때문이었다. 부호였던 크라수스는 자신의 돈을 매개로 카이사르 등 유력인사들과 손을 잡았고, 마침내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와 함께 제1차 삼두정치를 펴며 더 큰 이익을 챙겼다. 마치 우리나라의 재벌가와 정치권의 결탁과 닮은 면이 있다.

선출직 권력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동양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선출을 통해 최고 지도자를 뽑기도 했다. 수많은 제후국으로 구성됐던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는 한때 선출을 통해 뽑았다. 막강한 권력자가 아니라 제후들의 이익을 해치지 못할 만큼 약한 제후들 중 한명이 황제로 선출됐다. 황제를 뽑는 권한을 지닌 제후들을 선제후라고 불렀고, 이들의 권력이 오히려 황제를 앞섰다. 그러다 점차 저 유명한 합스부르크가가 황위를 계승하는 전통이 생겼지만, 이 또한 제후들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다.

이처럼 선거의 전통이 뿌리 깊은 서양에서도 근대적인 의회 정치가 시작된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의 전신인 잉글랜드에서는 이미 13세기 초에 ‘의회(Parliament)’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일찌감치 의회 정치가 발달했다. 의회는 처음엔 왕권에 대항해 귀족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수백 년을 거치며 점차 파벌, 즉 정당을 구성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변했다.

변화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은 끊임없이 치러졌던 외부와의 전쟁이었다.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는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의회 의원을 보통·평등선거로 뽑는 민주적인 체제를 갖추게 됐다.

근세 영국 의회를 얘기할 때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정당들이 바로 18세기 토리당과 휘그당이다. 토리당은 귀족들이 권익 보호, 휘그당은 시민들의 자유 옹호를 주장하며 번갈아 정권을 잡아 정당 정치를 발전시켰다. 각각 오늘날의 보수당과 노동당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이 두 당은 정책 방향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지만, 그 이유는 본질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프랑스 등 유럽 대륙 국가들과의 갈등이 치열했던 당시 토리당은 유럽에서 한발 벗어나 바다로 나아가 식민지 개척에 치중하자고 주장했고, 휘그당은 오히려 유럽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대륙 관여정책을 주장했다. 두 당의 정책은 결과적으로 모두 영국의 이익에 도움이 됐다. 토리당의 정책은 식민지 개척을 통한 통상 이익을 가져왔고, 휘그당의 정책은 프랑스와의 대결(7년 전쟁)에서 승리해 식민지를 독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영국의 정당들은 전통적으로 국력 강화를 위한 방법론은 달라도 국익을 우선한다는 생각은 같았다. 현재 브렉시트를 놓고 큰 의견차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국회의원들에게 묻는다. 정치 투쟁에 앞서 개인이나 자당의 이익에 치중하지 않고 국민과 국가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정치 신인들도 그러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곽영완 국제·역사칼럼니스트

 

곽영완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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