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1원 전쟁’때처럼 신세계 승기 잡을 가능성 높아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전통의 유통대기업 신세계그릅이 새벽배송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쿠팡과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앞서 온라인쇼핑에서 초저가경쟁인 이른바 ‘1원 전쟁’을 치뤘던 쿠팡과의 재대결이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강서구, 양천구, 동작구,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등 서울지역 10개구를 대상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한다. 주문은 26일 오후 3시부터 가능하다.

전날 자정까지 주문을 마치면 다음날 새벽 3시부터 6시 사이 제품이 배송된다. 이틀 후, 사흘 후 새벽 등으로 날짜를 지정해 배송받을 수도 있다. 기존 당일배송 서비스인 '쓱배송 굿모닝'은 오전 8~10시 도착이다. 다만 무료 배송 기준은 4만원으로 정했다.

새벽 배송이 가능한 상품은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재료, 베이커리, 반찬류는 물론 기저귀와 분유 같은 육아용품, 반려동물 사료까지 1만여 가지에 달한다. 신세계 측은 기존 새벽 배송 업체보다 신선상품 구색이 2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새벽배송의 심장부인 김포 온라인 전용 최첨단 물류센터 네오(NE.O)는 배송 준비 과정의 80%를 자동화했다. 2초당 1건꼴로 한 시간에 2000여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새벽배송 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신세계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농촌진흥청 분석 결과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100억원대에서 지난해 4000억원대 뛰어올랐다.

신세계의 등장으로 그동안 쿠팡과 마켓컬리가 치열하게 경쟁해온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신세계와 쿠팡이 초저가경쟁을 벌인뒤 3년만에 재격돌을 벌이면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16년 새해벽두부터 신세계 이마트와 쿠팡은 기저귀를 필두로 초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당시 쿠팡이 하기스 매직팬티 가격을 313원에서 310원으로 내리자 이마트도 해당 제품 가격을 307.6원으로 인하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됐고 ‘1원 전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쿠팡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면서 당시 경쟁의 승자는 이마트라는 평가가 많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00억원, 2017년 6388억원, 2018년 1조970억원으로 불어났다.

대규모 물류센터와 배송 차별화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는 것이 쿠팡의 경영전략이지만 막강한 영업력과 자금력을 가진 국내 전통의 유통 대기업과의 싸움에서는 잘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소셜커머스 시장을 평정한 쿠팡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통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시장 포화와 정부규제로 성장이 정체된 오프라인 시장의 대안이 절실한 유통대기업들의 현실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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