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보금자리론 등 대환수요 급증
대출금리 싼 주담대 갈아타기 움직임도 거세
"중도상환수수료·금리하락 가능성 고려해야"

▲ 저금리 기조에 은행의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한 푼이라도 이자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대출 갈아타기'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금리 기조에 은행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한 푼이라도 이자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대출 갈아타기(대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변동금리로 빌린 주택담보대출을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액은 일주일 만에 20조원을 넘어섰고, 보금자리론의 대환 비중도 하반기 들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들 상품을 이용하지 못하는 대출자들 역시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년 새 1%포인트 넘게 하락하자 낮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한 대출 갈아타기의 유불리를 저울질하고 있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의 누적 신청은 전날 오전 9시 기준으로 17만4994건, 신청 금액은 20조4675억원으로 집계됐다. 마감일은 이달 29일 자정까지로, 금융위는 신청자 중 집값이 낮은 순서로 20조원 한도에서 배정할 계획이다. 

안심전환대출은 10∼30년 만기, 연 1.85∼2.10%(전자약정 우대금리 적용 시) 고정금리로 기존 대출을 최대 5억원까지 바꿔주는 상품이다. 시가 9억원 이하 1주택자이면서 소득 요건(부부합산 8500만원 이하)에 해당하면 된다. 집값이 낮은 순으로 대출이 나가 집값 8억원에 대출이 2억원인 신청자보다 집값 6억원에 대출 3억원인 신청자가 먼저 안심전환대출 지원을 받는다.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대환 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장기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지 못한 대출자들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전체 보금자리론 대출 건수 가운데 대환 대출자의 비중은 지난달 말 21.7%로 지난해 말(3.5%)에 비해 6배 가량 확대됐다. 이 비중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5∼7% 수준에 머물렀지만, 보금자리론 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한 5월 이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매월 시장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정하는 보금자리론은 최저 수준을 기준으로 지난 5월 금리가 연 2.60∼2.85%로 떨어졌고, 이달에는 연 2.00∼2.25%로 더 낮아졌다. 

9월 금리 기준으로 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안심전환대출보다 0.15%포인트 가량 높다. 보금자리론 요건은 ▲ 주택가격 시가 6억원 이하 ▲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다자녀 1억원) 이하 ▲ 대출한도 3억원 등이다. 금융위는 현재 디딤돌대출 등 고정금리 대출을 보유한 사람 중 83.7% 가량이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상품의 자격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대출자들은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로의 대환을 저울질하고 있다. 새로 발표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하락으로 주요 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금리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대출 담당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대환에 따른 중도상환수수료와 남은 대출기간의 이자부담 등을 비교해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려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7일부터 적용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3.13∼4.39%에서 2.97∼4.23%로 내렸고, 국민은행은 2.90∼4.40%에서 2.74∼4.24%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3.08∼4.08%였던 금리를 2.92∼3.92%로 하향 조정했고, 농협은행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67∼4.18%에서 2.51∼4.02%로 끌어내렸다.

혼합형(보통 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 하단이 2% 초중반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23∼29일 기준 혼합형(보통 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금리는 2.36∼3.86% 수준이다. 혼합형 금리가 매일 바뀌는 다른 은행의 경우 23일 기준으로 신한은행 2.73∼3.74%, 우리은행 2.58∼3.58%, 농협은행 2.36∼3.77%다. 

더 싼 이자를 내는 대출로 갈아탈 경우 가장 걸리는 게 중도상환 수수료다. 은행 대출은 3년 내에 갚으면 상환액의 0.5~1.5%가량을 수수료로 뗀다. 특히 지난 4월부터 변동금리 대출의 중도상환 수수료가 0.1~0.3%포인트 가량 낮아지면서 대출 갈아타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비싼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없는 3년 차부터 갈아타기를 통해 빚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10~11월 중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시되는 만큼 4분기 대출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환시점을 선택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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