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출근저지 종료…윤종원 행장 29일 정식출근
이인영, 낙하산 논란에 "민주당 대표해 유감" 표명
정기인사·中企지원·혁신금융 추진 등 현안 산더미

▲ 기업은행장 출근을 둘러싼 노동조합과 정부 간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오는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 집무실로 첫 출근할 예정이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 대한 노동조합의 출근저지 투쟁이 종료될 전망이다.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쳐온 기업은행 노조는 윤종원 행장의 출근저지에 나서며 연일 투쟁강도를 높여왔지만, 설 연휴기간 당정과 노조간 물밑대화가 오가면서 기업은행장 출근을 둘러싼 갈등 국면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윤 행장이 정상업무 복구로 조직 안팎의 경영공백 우려를 하루빨리 지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정과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설 연휴 기간 서울 을지로 은행연합회에서 회동을 갖고 낙하산 인사 근절방안 마련 등 일부 합의점을 도출했다. 이 자리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노조 측에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노조는 경제 관료 출신인 윤 행장을 '낙하산 행장'으로 규정하고, 아침마다 출근저지 시위를 벌여왔다. 특히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낸 정부와 여당이 먼저 사과하고 제도개선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행장과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지난 22일 첫 회동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물밑대화에 나섰고, 설 연휴기간 윤 행장과 이 원내대표,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당정 측 3명과 김형선 위원장 등 노조 측 3명이 은행연합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연 것이다. 

이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행장 임명을 두고 벌어진 기업은행 노사 간 갈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함에 따라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동의를 받은 후 출근저지 농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노총과 우리 당은 낙하산 근절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정책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기업은행장 임명 과정에서 소통과 협의가 부족해 이런 합의가 안 지켜졌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지난 3일 기업은행장 임기를 시작했지만,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지 못해 외부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해왔다.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 종료에 따라 윤 행장은 취임 후 27일 만인 오는 29일 을지로 본점에 첫 출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노사간 대화를 통해 출근저지 시위를 종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내일 오전 윤 행장의 취임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이 막을 내리면 상반기 정기인사와 중소기업 지원, 혁신금융 추진 등 업무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통상 1월 중순 한날에 전 직원 인사를 발표하는 '원샷 인사'를 시행해왔는데, 이번에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상현 전무이사를 비롯해 부행장 3명의 임기가 만료됐고, IBK투자증권 등 계열사 3곳의 대표 임기는 이미 지난달에 끝났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윤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로 지연되는 정기인사로 인한 업무 공백을 최소하하기 위해 이달 중순께 출산 등 휴·복직자만을 대상으로 인사를 실시했다. 기업은행은 해마다 1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정기인사를 실시하는데 이 시기에 맞춰 휴·복직을 하는 직원들이 많다.

또 윤 행장은 지난 13일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새해 첫 경영현안점검회의에서 제도 개혁 등을 통한 혁신금융 선도,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한 조직문화 혁신 등 경영 혁신을 강조하며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주문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 지원도 윤 행장의 주요 업무 과제다. 은행권이 올해 도입된 신(新)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을 줄이고 우량 중소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은행 본업인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점유율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은 이날도 임시 사무실에서 정상적으로 은행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내일 취임식 이후 정상업무에 돌입하면 조직내 분위기가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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