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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완의 세계窓] 도쿄 올림픽과 일본의 미래

기사승인 2020.01.31  08: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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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통해 '후쿠시마 안전' 전 세계에 과시할 듯
모든 정보 유출되면서 '일본의 민낯' 드러날 수도

도쿄 올림픽은 일본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도쿄 올림픽 이후 일본의 미래는 어떨까.

올림픽은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인들의 관심이 매우 큰 스포츠 축제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영광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가 많지 않다. 올해 도쿄 올림픽은 하계올림픽으로서는 32회 대회지만 지금까지 동계와 하계를 포함해 올림픽을 치른 나라는 20개국 미만이다. 올림픽을 여러 차례 치른 나라가 있다는 말이며, 이는 원하는 모든 나라가 대회를 치를 만큼 가벼운 대회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만큼 국력과 국가의 위상을 상징하는 국제 이벤트다. 일본도 이번 대회를 포함해 4차례(동계올림픽 2차례, 하계올림픽 2차례)나 올림픽을 치르게 된 나라로서 국제적인 위상이 꽤 높다.

이처럼 여러 차례 올림픽을 치른 일본이기에 이번 올림픽은 과시욕 이외의 다른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노림수가 있다. 바로 대외적으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추락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대내적으로는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의 모토를 '재건 올림픽'으로 삼고 있는 것에서부터 내부를 단속하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드러난다. ‘재건 올림픽’이 낯설지도 않다. 지난 1964년 개최한 일본의 첫 올림픽도 ‘재건 올림픽’이었다. 이를 통해 태평양전쟁 당시 전범국가로서의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내부 통합을 도모한 경험이 있는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생긴 방사능 국가라는 이미지를 제거하고 방사능에 노출된 국민의 불만을 호도하려는 것이다.

물론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일본만 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들 스포츠에서만큼은 정치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스포츠 이벤트를 정치적 의도와 엮은 사례는 많다.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무솔리니가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는 목적으로 개최한 대회였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히틀러가 독일도 나치즘을 확산시키기 위해 이용했다. 내부를 단속하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내부단속용은 아니지만 정치적인 면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도 나타났다. 모스크바 올림픽에는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이 대거 불참했고, LA 올림픽에는 이에 대한 응징으로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대부분 불참했다. 냉전 시대 이념의 대결이었다.

이들 사례를 보면 스포츠만큼 정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야도 드물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고, 따라서 이번 도쿄 올림픽을 치르는 일본 정부가 정치적인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점을 예외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의 재앙을 희석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전사고 피해지인 후쿠시마에서 야구를 비롯한 농구, 축구 등 경기를 치른다는 계획부터 우려를 산다. 일본 내에서조차 기피하는 원전 피해지를 전 세계적인 행사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점에서 방사능의 위험성을 올림픽으로 희석시키는 일본 정부의 대담함을 엿볼 수 있다. 그린피스 등 국제 환경단체들은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연간 피폭 한계치의 100배가 넘는 등 아직 위험 수준임을 강조하며 일본 정부의 정보 공개와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지만 가볍게 무시당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올림픽 기간 동안 후쿠시마 지역에서 생산된 식자재로 만든 식음료를 제공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이다. 여기에는 일본 정부의 꼼수가 숨어있는 것 같다. 실제로 후쿠시마 산 농산물을 활용할 경우 이를 섭취한 선수들이 방사능에 피폭될 게 뻔하다. 이 때문에 실제로 후쿠시마 산 농산물을 과감하게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추후 검사에서 방사능에 피폭된 선수가 없을 경우 일본 정부는 실제로 활용하지도 않는 후쿠시마 산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증거라고 우길지도 모른다. 이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후쿠시마를 내세워 오히려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려는 얄팍한 술수다. 아베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이번 도쿄 올림픽은 오히려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일본 방사능의 실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고 참여하는 올림픽은 개최 기간 동안 그 나라의 모든 정보가 밖으로 유출되는 무대이자 통로이기 때문이다. 대회에 출전할 수천 명의 선수와 수백만의 관광객들이 직접 보고 듣고 전파할 정보를 막을 수 있을까. 

   
 

아마도 일본 정부의 의도는 방사능이 심각하다는 실상만 더 알리고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을 계기로 방문한 외부인들은 지금까지와 같이 일본 정부의 꼼수에 속기 보다는 진실을 알게 될 것이며, 이는 내부인들까지 움직여 더욱 심각한 갈등을 유발할 것이다. 도쿄 올림픽 이후 일본의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곽영완 국제·역사칼럼니스트


 

곽영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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