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 하락…내달 더 떨어질 듯
혼합형 금리는 중순 이후 오름세, 금융채 5년물 상승 여파
"당분간 상황 주시 필요…대출금리 추이 꼼꼼이 살펴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한국의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 푼이라도 이자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대출 갈아타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한국의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자 한 푼이라도 이자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대출 갈아타기(대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컷' 조치에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향세를 그리면서 지난해 정부가 선보였던 2% 안팎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하지 못한 차주와 신규로 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은 낮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한 최적의 시점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17일부터 적용되는 신규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0.1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2.64∼4.14%로, 우리은행은 2.83∼3.83%, 농협은행은 2.57%∼4.18%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 연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0.03%포인트씩 내렸다. 국민은행은 2.80∼4.30%로, 우리은행은 2.84∼3.84%, 농협은행 2.58∼4.19%로 인하됐다. 

신한은행의 코픽스 연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5∼3.81%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금리 체계를 고시금리에서 산출금리로 변경하면서 코픽스 연계 대출 금리를 매일 산출하고 있다. 

다음달 코픽스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코픽스 연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코픽스는 매월 15일 기준으로 발표되는데, 한은이 16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한 '빅컷' 효과는 다음달에 반영된다.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신규 대출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지난해 출시 당시 1.85∼2.10%의 고정금리가 적용됐고,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3% 중반대였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재 1% 이상 낮아지면서 고정금리형(혼합형) 금리 수준인 2% 중후반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경기불황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당분간 금리인상 가능성이 적은 만큼 변동형 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초 하락세가 가팔랐지만, 중순부터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데, 국내 증시의 폭락 속에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탈이 이어지면서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단기적으로 급등했다.

지난 23일 기준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44~3.94%로 지난 16일보다 0.30%포인트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0.16%포인트 오른 2.59~3.59%, 농협은행은 0.14%포인트 오른 2.42~3.83%를 나타냈다.  

혼합형의 경우 초기에 고정금리를 적용받고 3년이나 5년 이후에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만큼 금리변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변동형 대출은 시중금리가 즉각 반영돼 금리 하락시에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거나 신규로 대출이 필요한 고객 입장에선 어떤 금리를 선택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주택담보대출액이 억대인 만큼 약간의 금리 차이에도 대출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이자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나 신규 대출자들은 당분간 금리 추세를 꼼꼼히 확인해 대환시점 등을 선택해야 한다"며 "외국인 이탈이 잠잠해지면 혼합형 금리가 하락 반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코픽스 연계 변동형 대출금리가 조정되는 다음달 중순까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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