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카드론 금리산정 등 대출 관행 개선
불합리한 금리차등 적용 못해…비교공시 강화
고금리 장사에 철퇴, 대출금리 하락 유도할 듯

▲ 금융당국이 카드론 등 카드대출 금리에 대한 전방위 개선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카드업계의 고금리 대출영업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카드론 등 카드대출 금리에 대한 전방위 개선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4월부터 카드대출 금리를 보다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고금리 영업행태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에 돌입한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하락세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번 카드대출 영업관행 규제 시행으로 그동안 고금리 논란을 낳았던 금리산정 관행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오는 4월부터 신용등급 간 금리역전 현상을 방지를 위한 운영 기준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금리산정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금융당국이 카드사 영업실태 점검 결과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카드사 대출 관행 개선 방안'에 따른 것이다.  

우선 카드사들이 불합리하게 고객 간 금리를 차등 적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위해 카드사는 신용등급 상위자에 적용하는 금리가 하위 등급자의 평균 금리보다 높지 않도록 운영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신규 대출 고객에는 대폭 낮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기존 고객은 할인 대상에서 제외해 생기는 금리 역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카드사는 만기 연장을 이유로 별도 가산금리 부과 등 고객에게 불리한 대출금리를 적용하지 않도록 내부 운영 기준을 마련한다. 카드사들은 전산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카드대출 금리의 비교 공시도 한층 강화된다. 현재 여신전문금융협회 홈페이지에는 할인이 반영된 평균 대출금리만 표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협회 표준 공시등급별 비할인·할인·최종 금리를 공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카드론 만기 연장 시 특별한 이유 없이 가산금리를 적용했던 영업행태도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현재 카드론은 7개 전업계카드사와 11개 카드겸영은행이 취급하고 있다.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대출금리)은 연 8~14%대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의 대출상품 신용등급별 평균 수수료율 공시를 보면 지난달 29일 기준 삼성카드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이 14.71%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14.40%), 현대카드(14.24%), KB국민카드(13.99%), 신한카드(13.99%), 하나카드(13.75%), 부산은행(13.54%), 광주은행(13.43%) 등이 뒤를 이었다.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의 경우 평균 수수료율은 최저 15%대에서 최대 21%대까지 분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제주은행(21.96%), 기업은행(21.24%), 부산은행(21.07%), SC제일은행(20.44%), 광주은행(20.15%), 씨티은행(20.03%) 등이 연 20%를 넘었다. 

신용도가 높은 고객에 적용된 평균 수수료율도 높은 모습을 보였다. 롯데카드의 경우 카드론 고신용자(1~3등급) 평균 수수료율이 12.72%에 달했고 삼성카드도 12.64%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현금서비스의 경우 부산은행(18.43%), 제주은행(18.05%), SC제일은행(18.04%) 등의 순이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저금리 여파로 자금 조달비용이 크게 줄어든 반면 카드대출 금리는 높게 유지하면서 높은 이자마진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카드대출 관행 개선 조치로 카드업계에 만연했던 고금리대출 관행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의 고금리 대출영업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카드론 등 대출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를 계기로 카드사들의 대출금리 산정체계가 정교화돼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이 줄고 불합리한 영업관행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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