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IB·경제연구기관, 올해 한국 성장률 줄줄이 내려
노무라·UBS·골드만삭스 등 전망치 마이너스로 하향
"한은 0%대 제시할 듯…실제로는 역성장 가능성 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기관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한 가운데 올해 역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잿빛'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올해 경제성장률을 둘러싸고 '잿빛'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기관들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나섰고, 한국은행도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당초 예상한 전망치를 다시 내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여건이 악화하는 만큼 한은의 올해 수정경제전망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지난 4월 말 기준 주요 해외 IB의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9%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2.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JP모건(0%)과 씨티(0.2%), 뱅크오브코리아메릴린치(BoA-ML)(0.2%), 크레디트스위스(0.3%), HSBC(0.3%)는 0% 초반대의 플러스 성장을 예상한 반면 노무라(-5.9%)와 UBS(-2.0%), 골드만삭스(-0.7%), 바클레이즈(-0.2%)가 마이너스를 전망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 0.2%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만약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활동이 내년에나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올해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0.9%, 하반기 1.4%의 성장률을 기록해 연간으로는 0.3%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가 올해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외 기관들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은 그만큼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는 이미 비상이 걸렸고, 안으로는 고용시장 부진과 민간소비 악화 등으로 경기 둔화세가 뚜렷하다.

한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4%로 떨어졌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수출·투자 감소가 본격화할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과 내수의 동시다발적 타격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1%대는 어렵겠지만, 올해 한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할 것"이라며 0%대 성장률을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소 낙관적으로 플러스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면서도 마이너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0% 초반대로 낙관적인 숫자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한은도 이달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나빠진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한은으로선 금리를 동결할 명분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