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서비스에도 후불결제 기능 탑재 허용
카카오·네이버·삼성페이 등 시장 선점에 탄력
카드사 후불기능 타격 불가피…실적악화 우려

▲ 정부의 핀테크 육성정책에 힘입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고속성장을 이어가면서 카드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실물카드 없이 모바일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핀테크 기업들은 정부의 핀테크 육성책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반면, 시장을 잠식당한 카드사들은 가뜩이나 업황악화에 실적부진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이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기준 모바일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23억8000만건으로 2016년 말(8억5000만건) 대비 2.8배 성장했다. 결제금액은 80조1453억원을 기록, 2016년 말(26조8808억원)보다 3배 가량 확대됐다. 

특히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 수는 1억7000만명에 달했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3건 이상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사업자 유형별 거래비중의 경우 전자금융업자(PG)를 이용한 결제금액이 30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카드사 27조1000억원, 단말기제조사 20조7000억원이었다.

기존 모바일 결제는 액티브X, 키보드 보안프로그램 등 각종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매번 카드정보나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간편결제는 이런 단계를 없애고 카드정보를 한번 입력하면 이후에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휴대전화 번호, SMS 등을 이용해 간단한 인증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이러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의 고속성장과 맞물려 국내 주요 IT기업들도 혁신기술과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의 높은 편의성과 카드사·통신사·단말기에 관계없이 어떤 조건에서도 쓸 수 있는 범용성을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11페이와 SSG페이 등 다른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들도 편리성 및 품질 만족도 향상 등 지속적인 고도화 작업을 실시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올해 안으로 간편결제 업체들에게 후불결제 기능을 부여할 예정이다. OO페이도 일정 금액에 한해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다는 의미다. 당초 30~50만원 가량의 소액후불결제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100만원까지 허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간편결제 업체의 후불결제 기능 허용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은 카드업계다. 물품 등을 구입 후 최대 45일 후에 결제할 수 있는 신용카드의 희소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후불결제 기능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우량 핀테크 기업의 실적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카드업계는 수년간 이어진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와 카드대출 규제 등 업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6463억원으로 전년보다 5.3%(925억원) 가량 줄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2398억원 대폭 감소하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체별로 신용카드의 후불결제 이용액이 월평균 50~80만원 정도인데, 간편결제 후불결제 한도가 100만원까지 허용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신용카드와 다를 바 없게 된다"며 "후불결제 서비스 확대가 카드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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