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수 43만명 감소
인건비 부담에 직원 둔 자영업자도 16만명 줄어
금융빚은 고공행진…매출급감에 빚부담 '이중고'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매달 가중되는 매출 부진과 빚상환 부담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은 영세자영업자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매출부진 속에 임대료나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거나 직원을 내보내는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의 위기를 빚으로 버티면서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551만5000명으로 지난해 9월보다 43만2000명 줄었다. 이는 2013년 3월(549만9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이중 지난달 취업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해 3분기(6~9월)에만 줄어든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112만8000명으로, 1분기 감소 폭(37만8000명)의 3배에 달했다.  

이처럼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 수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자영업자들이 정해진 시간에만 영업을 하거나 아에 영업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중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내려졌고 같은 달 30일에는 2.5단계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영업이 제한됐고 PC방·노래방·뷔페 등은 아예 영업이 중단됐다.

그 외 지역에서도 이달 1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기 전까지 2단계 조치가 적용됐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모임이나 행사, 여행 등이 급감해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  

임대료나 인건비 부담으로 직원을 내보내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지난달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33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만9000명 감소했다. 반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2만2000명으로 8만1000명 늘었다.

정부가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추면서 자영업자들은 그나마 숨통을 틀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언제든지 재확산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내수침체와 출혈경쟁 속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폐업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총 554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7000명 줄었다. 지난해 7월 자영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2만6000명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자영업자 감소 폭이 4.9배 커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숙박·음식점업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이들 업종의 금융권 대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해 2분기 예금 취급기관의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은 47조2000억원에 달했고, 이중 코로나19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18조8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역대 가장 큰 대출 증가폭이다. 

이들의 취약한 소득 기반과 갈수록 악화하는 영업환경은 자영업자대출의 급격한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위해 시중은행은 물론 금리가 비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에도 손을 벌리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타격이 계속될 경우 채무상환 능력 역시 악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내수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매달 임대료·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자영업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자금난에 허덕이는 영세자영업자의 줄폐업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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