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컨설팅 전방위 분석중…M&A·투자 관련 평가나올 듯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사진 뉴시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사진 뉴시스

SK그룹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전략 컨설팅을 받는 것과 관련해 재계에서는 SK의 과거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달부터 BCG를 전략 컨설팅 자문사로 선정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BCG 2개 규모 팀이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간 투자했거나 사들인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SK그룹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 포트폴리오 밑그림을 새로 그릴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것으로, 이는 지난해 말 취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BCG의 컨설팅 결과는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SK그룹의 ‘군살빼기’는 BCG의 컨설팅이 진행되기 이전 이미 시작됐다. 최 의장 취임과 함께 그룹을 이끌던 4명의 부회장단이 2선으로 물러나는 대규모 인사가 이뤄졌다. 그룹의 2차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13명의 임원이 퇴직했다. 1월 1일자로 미등기 상근 임원 11명이 퇴직했고, 2~3월에도 각각 미등기 상근 임원 1명씩 회사를 떠났다. 같은 기간 신규 선임된 미등기 임원은 5명에 그쳤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서는 임원 8명이 올해 1월 짐을 쌌고, 그룹 지주사 SK㈜에서는 임원이 전년보다 5명이나 줄었다. 

특히 SK그룹은 최근 몇 년간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자금압박이 심한 상황이다. 2017년 6200억원에 SK실트론을 인수했고, 2018년 대규모 배터리 투자를 진행했다. 또 2020년 1조2000억원에 SK넥실리스를 인수했다. 2021년에는 11조원을 들여 인텔 낸드부문을 인수했다. SK그룹이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 투자금도 5조원이 넘는다.

재계 관계자는 “SK의 캐시카우였던 SK하이닉스가 지난 2~3년간 반도체 업황 악화로 적자까지 기록하면서 SK의 자금압박이 심해졌다”면서 “이번에 BCG의 컨설팅이 끝나면 SK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매물들을 차례로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통합 안드로이드앱 스토어인 원스토어의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IPO(기업공개)에 실패했고, 현재 추가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년까지 상장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농업IT 기업인 그린랩스는 투자금 전액을 손실 처리했고, OTT 서비스를 하는 웨이브는 티빙과 합병을 진행 중이다. 

또한 SK스퀘어는 지난해 11번가 콜옵션(매수할 수 있는 권리) 행사 포기로 투자자들로부터 신임을 잃었다. SK스퀘어가 11번가의 손을 놓으면서 11번가는 현재 FI(H&Q, 국민연금) 주도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SK 측은 “BCG에 컨설팅을 받는 것은 그룹 전반이 아닌 일부 사업과 관련해 받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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