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심 사업 전환하는 SK네트웍스, 매각 위해 외부자문 의뢰
렌탈·중고차 매매 성장세, 현금성 자산 충분…몸값 3조 이상 기대

SK렌터카 인증중고차 동탄센터 전경. 사진/SK렌터카
SK렌터카 인증중고차 동탄센터 전경. 사진/SK렌터카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매각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부채비율은 높지만 사업성이 매우 좋은 상태라 SK네트웍스는 SK레턴카를 통해 수 조 원의 자금을 확보해 AI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7일 SK네트웍스는 최근 SK렌터카 매각과 관련해 “외부자문사를 통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SK렌터카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3조5346억원에 이르며, SK네트웍스의 지분율이 93.59%에 달하기에 몸값이 3조원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573%에 이르는 부채비율을 지적하고 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SK렌터카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3조99억원이며, 총자본은 5247억원이다.

부채에는 렌터카 사업을 위한 차량 가격이 포함돼 있기에 실질적인 부채는 낮은 수준이다. SK렌터카가 보유한 대여사업차량은 장부가액 기준 2조4348억원이다. 실제로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장단기 차입금은 7200억원 정도다.

지난해 5월  NICE신용평가는 SK렌터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0(긍정적)’에서 ‘A+(안정적)’,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2022년 한국기업평가와 2023년 3월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으로 ‘A+’를 부여했다.

부채가 최근 2년 사이 7000억원 가량 늘어난 점도 이런 점이 반영돼 있다. 2023년 SK렌터카 유형자산 규모는 2조5639억원으로, 2021년 1조7609억원보다 8029억원이 증가했다. SK렌터카의 차량 등록대수는 18만7915대, 시장 점유율은 15.4%로 모두 롯데렌탈에 이어 2위다.

SK렌터카 CI. 사진/SK렌터카
SK렌터카 CI. 사진/SK렌터카

자산과 부채가 렌터카 사업 차량이 대부분인 가운데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높은 몸값이 기대되고 있다. SK렌터카의 매출액은 2021년 1조368억원에서 2023년 1조4028억원까지 매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90억원에서 1219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7.6%도 8.6%로 상승했다.

본업인 렌탈 매출이 2년 간 2300억원 가량 증가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매매 사업도 매출액이 1300억원 늘어 향후 성장성도 충분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중고차 수출 사업 매출액이 2022년 170억원에서 2023년 720억원까지 4배 이상 뛰었다.

한 가지 불안한 점은 최근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SK렌터카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852억원을 지급했고, 이자비용은 2021년 398억원, 2022년 570억원에서 매년 늘고 있다.

다만 늘어난 이자에도 현금성 자산은 2022년 대비 2023년 600억원 이상 늘어난 974억원을 기록했고 여기에 기타불입자본을 2293억원, 이익잉여금을 2494억원 등을 더하면 약 6000억원 가량의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AGM 현장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진행하는 모습.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AGM 현장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진행하는 모습.

SK렌터카의 매각대금은 SK네트웍스가 AI를 중심으로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요긴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올해 1월 100% 지분을 보유한 SK매직의 운영 품목 효율화의 일환으로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총 3개 품목의 영업을 400억원에 경동나비엔으로 매각했다. 이에 대해 SK매직은 “AI·로봇 분야의 역량 강화와 사업기반 확보를 위해 SK네트웍스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선도기술 보유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렌터카 또한 수익성은 좋지만, AI와의 연관성이 떨어져 매각을 추진한다는 게 업계 시작이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지난 2월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새로운 비전으로 ‘AI 민주화를 통한 인류의 문명화’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AI 조직을 신설한 SK매직은 ‘AI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엔코아는 다양한 파트너들의 AI 도입을 돕는 ‘AI 파워하우스 기술 기업’,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문화’와 ‘기술’ 영역의 혁신을 통해 ‘AI 호텔’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SK네트웍스가 AI사업을 위해 계속해서 M&A 대상을 물색할 것이기에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지난 1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물인 비벡 라나디베 보우캐피탈 회장과 ‘SK네트웍스 르네상스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벡 회장은 미국 벤처 업계에서 40년 이상 투자시장을 이끈 인물로 유명하다.

SK네트웍스는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향후 공동 투자 대상이 확정될 시 유력 파트너에게 자사주를 매각함으로써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 분야의 사업 투자 속도를 더욱 빠르게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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