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PE·박상환 회장 지분 매물로…3000억 예상
야놀자 인수땐 해외여행 시너지…자금여력은 충분

하나투어 본사 전경. 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 본사 전경. 사진/하나투어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매물 나오면서 여행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특히, 야놀자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여러 가능성이 뒤엉키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여행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주요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하나투어 매각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가 특수목적회사(SPC)인 하모니아 1호를 통해 갖고 있는 하나투어 지분 16.68%와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 지분 6.53%, 권희석 부회장 지분 4.48% 등을 합친 27.7%가 매각 대상이다. 해당 지분 가격은 2000억원대 중반에서 3000억원대로 예상된다.

IMM PE는 2019년 12월 하나투어 지분 16.68%를 1289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등극한 지 올해로 4년째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5년 안팎의 기간에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재무 개선 후 엑시트를 결정하기 때문에 흑자전환을 한 지금이 매각 시기로 적절하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매출 4116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투어 측은 “최대주주에 확인한 결과 여행시장이 회복되고 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고려 중에 있으나 IMM과 2대주주인 기존 주주간 협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아직 하나투어의 매출 성장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인수 후보군으로 야놀자, 호텔스닷컴, 부킹닷컴 등 여러 온라인여행플랫폼이 거론되고 있다시너지 기업 대상으로 폭넓게 열어둔 인수합병(M&A) 기조와 함께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야놀자의 인수 타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놀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자산이 6513억원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3687억원이 현금성 자산으로 유동성이 뛰어나다. 야놀자가 인수를 원한다면 FI(재무적 투자자) 없이도 독자 인수 가능하다.

또 야놀자는 그간 해외여행에서는 약하다는 평을 받아왔으며 하나투어 인수 시 이같은 평가를 단 번에 불식시킬 수 있다.

야놀자가 여러 방법을 통해 하나투어를 인수할 수 있는만큼 어느 방법이 가장 이득이 될 지는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2대 주주로 올라 있는 모두투어가 하나투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최근 야놀자는 장내매수를 통해 모두투어 주식 4.5%를 확보해 우 회장 다음으로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기준 모두투어의 유동자산은 1581억원으로 하나투어 인수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야놀자는 2대 주주이기에 독자적인 결정만으로 모두투어가 하나투어 인수에 나설 수 없다. 야놀자가 모두투어를 통해 하나투어를 인수한다면 최대주주인 우종웅 회장(10.92%)을 포함한 다른 주주들을 설득해야한다. 모두투어도 최근 매각설이 나온 만큼, 하나투어 인수에 대한 각 주주들의 셈법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것으로 여겨진다.

만약 야놀자가 직접인수에 나선다면 모두투어에 이어 하나투어까지 자금을 분산시켜야 하기에 효율적인 운용이 어렵다. 여기에 해외여행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인터파크트리플의 입지는 더욱 애매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야놀자, 모두투어 외에는 교원투어의 인수 가능성을 주목해볼만하다. 2022년 기준 교원투어의 유동자산은 400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그룹사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같은 기간 교원라이프의 유동자산은 3902억원이고 지난해 교원구몬의 유동자산은 873억원으로 대출 여력이 있다.

현재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동하 대표가 교원투어를 이끌고 있고 여행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으면서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다.

다만 교원그룹은 그룹 전략 방향이 하나투어 인수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 등을 통한 외형성장보다는 지금 운영하고 있는 사업에 집중해 잘 키워가자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업계 3위인 노랑풍선은 지난해 기준 유동자산 518억원 중 현금성자산은 36억원에 불과해 FI를 끼지 않으면 사실상 인수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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