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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의 프리즘] ‘우한 폐렴’이 인류에게 남긴 교훈

기사승인 2020.01.28  15: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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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쥐, 뱀 등 무분별하게 먹다 재앙 닥쳐
무너진 자연의 근본 질서 다시 세워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설날 연휴를 강타했다. 한국에서 감염증 확진자가 지난 24일, 26일, 27일 한 명씩 발생하면서 모두 4명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28일 오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오른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 동의를 표시한 국민들이 50만명을 넘어섰다.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심지어 확산세가 오는 4~5월 절정에 이르다가 6~7월께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신속하게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우한 폐렴’과 관련, 중국 우한 지역 입국자 전수조사를 포함해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을 찾아 선별진료소와 응급실, 감염병동 등을 차례로 살펴보고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외교부는 우한 체류 한국인의 귀국을 위해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도 28일부터 전국 공항과 항만 등 검역소 21곳에 병력을 투입해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 △신속한 방역조치를 위한 예산 지원 방안 △실물경제 파급 영향 최소화 방안 △대내외 금융시장 파급영향 및 변동성 점검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대응만으로는 ‘우한 폐렴’에 대한 국민 불안감은 완전 해소되지 않을 것 같다. 근본적으로 치료제와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이 없는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가 일어나기 쉬워 백신 개발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한 폐렴’의 근본문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바이러스 하나를 잡지 못하고 있는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공격 앞에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낀다. 유전공학, 합성생물학, 바이오프린팅 등의 생물학적 기술이 발달해도 마찬가지다.

인류는 그동안 자본의 논리에 따라 자연을 정복해왔다. 자연환경을 무참히 훼손했고, 동물들에 대해서도 ‘학대’를 넘어 ‘살육’을 저질렀다. 그 결과 자연의 질서는 처참하게 파괴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간 생명이 경시됐다. 생명보다 돈이 중요시됐다. 눈만 뜨면 ‘돈! 돈! 돈!’을 외치면서 땅 투기나 주식투자에 혈안이 됐고, 돈벌이가 된다면 무슨 일이든지 했다. 탐욕의 광기가 자본주의의 본질이 된 셈이다. 전쟁도 마찬가지였다. ‘우한 폐렴’은 그 탐욕이 빚은 참사다. ‘우한 폐렴’은 돈벌이를 위해 박쥐라는 야생동물을 식재료로 팔아서, 먹어서 생긴 질병이지 않는가. 몸에 좋다고만 하면 뱀, 개구리 등 야생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중국 공항에서 감염된 자식을 팽개치고 탈출하려는 부모, 우한에서 찾아온 손자의 방문을 거절하는 중국인 할아버지, 중국에서 입국한 아버지를 피하는 한국의 자녀들...우리는 이처럼 인간 생명을 경시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을 목도하면서 탐욕의 민낯이 얼마나 처참한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폐쇄적이고 경직된 중국식 사회주의체제로 인해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은 유감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일찍이 고인이 된 신영복 전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강의’에서 “자연(自然)을 ‘생기(生氣)의 장(場)’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생성과 소멸이 통일되어 있는 질서입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자연의 질서가 무너졌으니, 생기가 아닌 ‘사기(死氣)’가 인간을 위협하게 된 게 아닌가.

   
 

자연은 위(位), 즉 그 자리를 통해 질서를 형성한다. 사람은 사람의 자리, 동물은 동물의 자리, 식물은 식물의 자리가 있다. 대자연에서 인간, 동물, 식물, 광물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동물의 자리로 내려가고, 동물이 사람의 자리로 올라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과 동물이 한 방에서 지내고, 야생동물을 식품으로 여기는 반자연적인 행태가 지속되는 한 제2, 제3의 ‘우한 폐렴’은 창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물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고 다시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생기의 장’인 자연의 근본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환지본처(還至本處)’가 유일한 해법이다.

조한규 중소기업신문회장‧정치학박사

조한규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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